저자: 한비야
출판사: 푸른숲
원래 한비야씨 책은 나온 순서대로 시리즈물처럼 소개하고 싶었는데 여행기를 아직 다 구입을 못해서 그냥 하나씩 소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아는 유명한 사람이지만 정말 내가 존경하는 사람중에 하나이다. 만나본 적은 없지만 정말 아는 사람처럼 친밀하게 느껴지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한비야씨가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중국으로 1년간 유학을 했을 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중국에서 만난 사람, 중국의 문화나 풍습, 외국어에 대한 학습법 그리고 내 가슴을 울렸던 긴급구호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한비야씨는 전부터 40살 전까지 5개국어를 마스터 하는게 꿈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 하나인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1년간 중국 유학을 결심하였다. 왜 중국어를 배우러 가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저자는 아주 간단하게 대답한다.
[
중국어가 배우고 싶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 인생에 어떤 보탬이 되어서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고, 지금이 그 일을 시작하기에 가장 적당한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난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을 당당하게 말하며 할 수 있는 용기가 참 부럽다.
외국어를 공부할 때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소개되어 있는데 좋은 것 같아서 잠시 소개하자면
[본격적으로 언어를 배우기 전에 먼저 공부한 사람에게 많은 것을 알아본다. 특히 좋은 교재를 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 후 나름대로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공부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의 수준을 원하는지,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구체적인 세부 계획을 세운다. 이렇게 하면 몇 달 혹은 몇 년 후의 내 실력을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 또 이렇게 하면 거기까지 갈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렇게 목표가 정해지면 하루에, 또는 일주일이나 한 달에 무엇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일정표를 짠다. 예를 들어 하루에 몇 단어를, 몇 문장을 외워야 하고, 그를 위해 몇 시간이 필요한지 계산한다. 이렇게 하면 막연해 보이는 목표가 손 안에 들어온다. 잊지 말자.
꿈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수 있어도, 목표는 하루에 한 발짝씩 걸어가야만 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유학 중에 만난 사람들에 대한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에 다른 문화권과의 충돌이 생겼을 때 염두해야 하는 작은 지혜가 언급되어 있다.
[각자에게는 각자의 냄새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처럼 세상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 외에도 많은 낯선 것들이 공존함을 인정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결점이 눈에 뛸 때 나 또한 그와 비슷한 정도의 결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둔다면,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미운 사람도 섭섭한 사람도 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중국어를 배우려면 당연히 배워야 하는 한자! 우리 나라에서도 한자를 배우자 쓰지말자 하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 어휘가 70%는 한자에서 온거라고 해도 체감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몇가지 전혀 한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단어들이 한자라고 소개 되어있다.
[이왕(已往), 모자(帽子), 심지어(甚至於), 주전자(酒煎子), 역시(亦是) 등등.. ]
->심지어는 좀 충격이었다... 나만.. 몰랐던건가 ㅠ
중간에 저자와 친한 일본인 친구의 집에 놀러가서 그 아버지께 일본의 사죄 문제를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나도 뭐라고 딱 집어서 얘기하지 못했던 점을 공감하게 써둔 구절이 있었다.
[왜 한국에서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일본 사람들에게 사죄를 요구하느냐는 질문에 -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관계 개선, 즉 용서와 화해에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지요. 잘못한 사람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하게 생각하며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야 용서해야 할 입장에 있는 사람이 용서하고, 그런 다음에 화해가 있는거죠. 잘못한 사람이 자기는 하나도 잘못한 것이 없다고 하는데 피해자가 그래도 나는 무조건 네 잘못을 용서한다 그럴 수는 없는 거잖아요? 더욱이 가해자가 이미 다 지난 일인데 왜 용서 못하냐고 말할 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비야는 이 책을 쓰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월드비전에서 긴급 구호 일을 하게 되는데 간단히 긴급구호에 자세한 이야기는 이 책 말고 "지도밖으로 행군하라" 에 무척 자세히 소개 되어 있으므로 생략하겠다. 단 내가 취업하고 나서 (참고로 이건 자랑은 아닙니다.) 해외아동 1인 후원을 하게 된 동기는 이 구절 때문이다.
[1 천원, 2천원이 한국에서는 라면 한 그릇이 되고 좌석버스 차비가 되고 커피 한 잔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많지 않은 돈이 아프리카에서는 그대로 물이 되고 옥수수가 되고 안약이 된다. 벼랑에 겨우 손톱만 걸친 채 매달려 잇는 사람들을 끌어올리는 생명줄이 된다.]
-> 제 후원아동은 모잠비크에 사는 7살짜리 여자 아이입니다.(이름은.. 좀 긴데... 줄여서 조아오)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 번 해보세요. 단! 해외아동 후원은 중간에 끊기면 ... 그 아이가 다시 후원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으므로... 1명을 하더라도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공짜와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에 대한 충고도 담겨있다.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바라는가? 그러려면 봄에 감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리고 여름 내내 물을 주고 퇴비도 주며 잘 보살펴야 한다. 그런 공을 들여 가을에 감이 탐스럽게 열리면, 그때 그 나무 밑에 앉아 있어야 비로소 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만약 봄, 여름에 애쓰지도 않았는데, 가을 어느 날 우연히 그 밑에 앉았다가 감을 얻었다면 당연히 그 감은 내 감이 아니다.]
저자는 그냥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연말에 시험도 보았다. HSK(중국어 능력 평가 시험) 라는 국가고사이다. 시험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몇가지 적어 놓았는데.. 난... 이건 공감은 안되지만
[1. 시험을 통해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서다. 2. 시험공부를 하면서 그 동안 배운 내용을 한 번 총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3. 시험은 몇 월 며칠이라는 정해진 날짜가 있어서 좋다. 끝을 알고 하는 고생이라는 말이다. 4. 제일 큰 이유는 시험 끝나는 날의 해방감 때문이다. 이 행복감과 해방감은 공짜가 아니다. 시험 준비 기간이 길면 길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들인 공이 크면 클수록 기쁨은 커진다.]
마지막으로 꿈을 가지고 나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격려의 말과 함께 후기를 마치려고 한다. 정말 한 구절도 빼놓지 않고 다 쓰고 싶지만 그리고 모두 소개해 주고 싶을 만큼 좋은 책이지만 저작권법에 걸릴까봐... (사실 구절 많이 옮겨놓고 떨고 있는 중) 하여튼 꼭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내가 진정으로 무슨 일이 하고 싶은가를 알려면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순서다. 그러려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친구를 새로 사귈 때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자기 자신과도 잘 사귀는 시간이 필요하다.]
[길은 모르면 물으면 될 것이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지도란 없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늘 잊지 않는 마음이다.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오늘도 한 걸음씩 걸어가려 한다. 끝까지 가려 한다. 그래야 이 길로 이어진 다음길이 보일 테니까. 여러분은 지금 어디를 향해서 한 발짝 한 발짝 가고 있는가. 거기가 어디든 목적지에 꼭 도착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