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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목포에 다녀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우물안 개구리인게
국내에도 가본 곳이 손에 꼽는다는 거...
정말 여행이란 걸 많이 못다닌 듯...

목포라는 곳을 처음 가게 되었습니다.
가게 된 이유는 대학 동기의 결혼식이 있어서였죠.
마침 차를 끌고 가겠다는 선배가 있어서 같이 얻어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탑승인원은 운전자 포함 4명
다들 제가 참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죠.
그런데 그런 조합으로 모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다들 개인적으로 친했지 모여서 놀기엔 영 안어울리는 조합이었지만
우리의 하나의 목적 결혼식을 위해 뭉쳤죠.
(다 동아리 사람들이었으므로 기수만 보면 16기-25기-27기-29기 였으니까요. ㅋ)

여튼 차가 밀릴지도 모른다는 예상에 좀 서둘러서 7시에 수원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식은 1시 반이었죠. 아마도 충분할 거 같았지만 머니까 가서 늦는 것 보단 일찍 도착하는게 낫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차는 거의 밀리지 않았고 현란한 운전 솜씨 덕에 우리는 3시간을 끊고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거기부터 ㅋㅋ 시간은 3시간이 넘게 남았는데 우리는 결혼식장에 도착해버렸습니다. 마침 목포에 와본 적이 있던 선배님은 바다가 보이는 경치 좋은 까페가 있다며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우리는 차를 달려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한번에 제대로 찾아가 도착. 정말 바다가 잘 보이는 까페였습니다.
왼쪽이 모두 통 유리로 되어있고 밖에는 건설중인 다리와 유유히 떠다니는 배들 그리고 바다를 살짝 감싸안은 작은 산이 보였습니다. 커피를 주문했는데 사장님이 좀 늦으시는 관계로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밖으로 나가 해변 구경을 했습니다. 뒷문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내려가자 모래가 깔려있고 바다가 바로 접해있었습니다. 파도구경을 하고 있자 카메라를 들고 나온 선배님은 10장씩 연사로 찍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굴욕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겠다며 불타는 의지로 사진을 찍는 선배를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ㅋ
 
 남쪽 동네라 그런지 목포는 참 따뜻했습니다. 마침 날씨도 좀 풀리기도 했었구요. 피하기도 하고 찍히기도 하며 바다를 한참 구경하고는 다시 까페로 들어갔습니다. 커피도 마침 나왔고 따뜻함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가 결혼식장으로 다시 향했습니다. 중간에 목포까지 왔는데 뭐라도 사가자며 시장을 잠시 들렸지만 생각보다 한산하고 물건이 없는 시장에 실망한 채 그냥 결혼식장으로 향했습니다.

 분명히 아침 일찍에는 차도 별로 없고 주차장도 비어있었는데 그새 식이 많아졌는지 차가 댈곳이 없이 만원이었고 주변에는 결혼식장에 진입하려는 차들로 가득했습니다. 우리는 요령을 부려 옆 블럭으로 들어가 전혀 상관없는 건물에 차를 대고 좀 걸어서 식장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거의 1시간이 남아있었고 우리는 먼저 밥을 먹기로 합의하고 축의금을 전달한 뒤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결혼식장은 매우 크게 잘 지어놨더군요 한쪽 벽이 유리로 되어있는데 모양도 약간 특이하고 신선했습니다. 식당에 들어서니 와우 정말 크더군요. 선배는 자기가 가본 식당중에 제일 큰 규모 같다는 말도 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식사를 즐길 수 가 있었죠. 음식은 뭐 비슷한 결혼식 부페 였습니다. 차를 오래타서 그런지 입맛도 많이 없고 해서 적당히 먹고 쉬다가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제 신랑이 나와서 인사를 하고 있었고 우리는 반갑게 얼굴도장을 찍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신랑은 먼데까지 와줘서 너무 고맙다며 연신 반가운 웃음을 지었습니다. 마침 버스타고 도착한 동아리 애들과 다른 동아리 사람들까지 합류하여 우리는 로비에서 진을 치고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식이 시작되었고 떠들다가 식장 입장을 못한 우리는 밖에서 까치발로 예식을 구경하며 기다렸습니다. 예배 형식이라서 찬송가도 부르고 약간의 말씀도 들은 뒤에 축가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첫곡은 ... 제가 좋아하는 nothing better 라는 곡이었는데... 사실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좋아하는 곡이다 보니 참... 잘 부르면 좋은데... 그 곡이 상당히 어려운 곡이긴 합니다만 ㅎ

 그리고 우리의 새신랑께서 '행복한 나를' 이라는 노래를 축가로 불렀습니다. 원래 그 친구가 미성의 소유자 이므로 노래도 참 부드럽게 잘 부르는 녀석인데 역시 축가도 잘 부르더군요. 고음도 참 깔끔하고 듣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앞분이랑 너무 비교가 되어서 아마 그분 좀 부끄러울 것 같았지만 ㅎㅎ
 
 멀리서 왔으니 사진은 꼭 찍어야 할 것 같아서 사진 순서를 기다리는데 아시다시피 친구 순서는 제일 나중이므로 참 오래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키스신도 찍고 ㅋ 부케신도 소화한 뒤 드디어 모든 순서가 끝이 났습니다. 
 
 이제 올라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올라가는 길. 계속 떠들고 웃고 하며 가다가 피곤해서 잠시 잠들었는데 셔텨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서 놀라서 일어나보니 역시... 아직 포기하지 못하신 선배님... 굴욕사진을 찍고 계시더군요 ㅋㅋ 그 바람에 잠이 깨서 또 수다 떨다 보니 금새 천안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그 때부터 차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더군요. 우리는 할 수 없이 중간에 국도로 빠져나와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저녁도 먹고 술도 한잔씩 하면서 서로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죠.
 아무래도 저만 3명 다 개인적으로 친했기 때문에 나머지 분들은 서로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얘기를 하면서 서로 괜찮은 녀석이다 이건 이상하다 하며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괜히 행복해졌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며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뿌듯하더군요. 앞으로 정말 좋은 사람들이라면 서로 소개시켜주는 자리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물론 흔히 말하는 남녀간의 소개팅 같은건 아닙니다. 그 분들은 모두 남자 분들이었음.)

 그렇게 서로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 후 술도 꽤 마셨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참... 좋은 사람들과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내내 행복했습니다. 요즘은 사람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차곡 차곡 쌓이는 느낌입니다. 제가 느끼는 것 처럼 제 주변 사람들도 저를 좋은 사람으로 여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그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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